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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아랫목(문흥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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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승주 작성일08-02-24 01:53 조회2,6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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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엔 아랫목이 있었습니다. 그 아랫목에서 여섯식구가 한이불을 뒤업고 서로에 몸을 맞대며 가족이란 튼튼한 울타리를 만들어 갔었습니다. 누추한 초가집에 방장도 그렇고  벽지도 그렇고 했지만 아랫목 만큼은 늘 뜨끈했답니다. 찬바람이 솔솔이는 겨울날 그 아랫목에 등을 지지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슬슬 잠이 들곤 했었지요 세월이 한참이나 흘러 아랫목이란 단어도 잊혀졌지만 늘 정이가는 곳이었기에 잊혀지지 않고 오늘까지 기억하고 있나봅니다. 요즘 커가는 애들 세대들 아랫목이 윗목이 뭔지도 모르겠지요 문풍지 팔락대는 문틈으로 바람이 세어들어도 뜨끈한 아랫목에 얼굴을 묻고 있으면 아랫목에서 올라오는 훈훈한 기운이 차가운 겨울 바람을 잠재울수 있었죠 겨울 아랫목을 대워줄 땔감을 미리 준비할려고 가을걷이가 끝나면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었죠 어릴때 학교갔다오면 소깔베러 아니면 나무하러 가는게 아니면 논 밭에 일하러 가는게 하루 일상이었죠 소나무 단풍이 든 늦가을 바람이 불면 뒷동산에 나무 하러간다고 비닐포대며 쌀포대에 대나무 갈퀴 들고 뒷동산에 올라 갔었지요 여기저기 긁고 긁어 포대에 담아 집에 가져 가져다 뒷간에 부엌에 쌓아놓고 겨울이 오기만을 기다렸었구요 사실 나무안하구 군불 안때 놓으면 혼나기도 했었죠 ㅎㅎㅎ 불이 잘붙는 갈퀴나무(소나무잎떨어진것) 가을내 긁어 모아 부엌이나 마당 한적한곳에 쌓아놓으면 맘이 훨 가벼웠었구요 나무하러 가는것도 지겹고 하기 싫고 그랬지만 겨울날 뜨끈한 아랫목을 생각하면 안할수도 없고 모아모아 가득가득 차이면 부자가 된것같은 기분이 들곤 했었죠 그시절 나무는 아랫목에 힘을 실어줄 유일한 존재였으닌까요 다들 어릴적 아궁이에 군불 잘 지피셨죠 요즘 애들 아궁이에 불 지피라면 집까지 다 태워 날려버릴까 못하게 말리지요. (사실 어릴적 우리집은 울 막둥이 친구들이 부엌에서 대나무 막대기에 비닐말아 불 붙이며 돌리고 놀다가 비닐 불똥이 갈퀴나무에 옮아 집이 홀라당 다 타버렸지요 그때 뒷동산에서 놀고 있었는데 뉘집 불났나 구경 가자며 그 위치를 보니 울 집 근방이어서 한달음에 달려와 보니 훨훨 타고 있데요 엄마는 장날 장보러 가고 없었구요 어린 동생친구들은 놀라 다들 도망가 버렸구요 다 옛 추억이랍니다.) 오후새참 아궁이 가마솥에 군불지펴 고구마 한솥 쪄내 뜨근한 아랫목에 펴놓고 시원한 동치미 국물 마셔가며 아랫목에 정을 맘껏 나누어 갔었죠 그 아랫목은 섬김에 장소요 찾아오시는 분들 맞이하는 장소였지요 아랫목에서 나누는 애기에 시간가는줄 모르다 잠들어 버린 아짐들 세월이 흐른 지금 아랫목에 담아져 있는 많은 추억들도 다 어디로 묻혀져 버렸는지 아쉽기만 한답니다. 물질만능에 개인적인 이기주의가 앞서는 세상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소박한 삶을 나누는 애기 아랫목에 등을 지지며 가족이란 큰 울타리를 만들어 갔었던 애기들 이젠 아랫목에 기둥이 되셨던 부모님도 나이들고 저 세상으로 가시고 갈때가 되었으니  아 ! ! 아 1 ! 옛 시절 뜨끈한 아랫목에서 뒤비며 싸우고 했던 혈육들도 가정을 이루며 또다른 꿈을 키워가고 있으니  -- 지금 커가는 울 애들 거실에 놓여있는 쇼파에서 싸우며 커가고 있는걸 보고 있노니 방이라는 아랫목과 거실이라는 쇼파에서 나누는 정은 하나 같지만 그래도 아랫목에서 나누는 정이 더 뜨겁지 않을까 오래가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답니다. 나이들어 도심생활을 정리하고 추억이 있는 시골에 내려간다면 아궁이에 아랫목도 만들어 놓고 불을 지펴가며 구수한 고구마에 새콤한 동치미 국물 내어놓구 막걸리 한잔 들이키며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 보며 살아가고자 생각만 해봅니다. 그때 울 님들 오시면 따끈한 아랫목에 모시겠습니다. 잠시 아랫목이 생각나서 근무하다 글하나 만들어 보았습니다. 더 많은 추억들 되돌려 보시고 웃음 웃어보시길 바람니다. 감사합니다. 즐건 하루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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